정치가의 연애

  978-89-92467-98-8  04080
2015-06-24|140×205|무선|268쪽|13,500원
인문, 역사, 에세이
<세상을 바꾼 그들의 사랑> 시리즈 3권. 세상을 뒤흔든 영웅도 사랑 앞에서는 한낱 연약한 연인일 뿐이었다.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에 숨어 있는 연애 이야기를 통해 당대는 물론 현재에도 살아 숨 쉬는 정치가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책이다. 역사에 관한 전문서부터 대중서까지 아우르는 원종우, 이양자, 김응종, 김태권, 이강혁, 박경옥의 글을 통해 정복자 나폴레옹, 중국을 사랑한 여인 쑹칭링, 태양왕 루이 14세, 망국의 군주 고종, 성녀이자 악녀 에비타, 절대 왕정을 연 헨리 8세, 세상에 둘도 없는 악한 히틀러의 삶과 사랑이 흥미진진하면서도 깊이 있게 서술된다.

이제 나의 연인은 권력이다: 나폴레옹

“내 달콤한 사랑, 1,000번의 키스를 보냅니다. 하지만 내게는 키스를 돌려주지 않아도 돼요. 왜냐하면 그것은 내 피에 불을 지피니까요.”

이 뜨거운 연애편지를 쓴 주인공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 나의 연인은 권력이다”라고 선언한다. 누가 이토록 사랑에 목메던 순정남을 잔혹한 독재자로 만들었을까? 기승전애(起承轉愛)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인생의 단면을 정복자 나폴레옹의 삶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 황제에 오른 독재자와 혁명 이념을 전파한 개혁가라는 상반된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는 나폴레옹의 삶에는 중요한 순간마다 그의 연인 조세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개인보다 공동체나 국가를 우선하라고 강요받는 우리의 상황에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정치가의 연애란 금기시되거나 스캔들로만 여기기 쉽지만 그들에게도 사랑의 감정은 중요하고 때로는 사랑의 힘이 역사를 바꾸기도 한다. 물로 그 결과가 항상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세상을 바꾼 그들의 사랑> 세 번째 이야기는 정말로 세상을 바꾼 사랑 이야기들이다. 조국과 연인을 똑같이 사랑해 눈부신 업적을 남긴 경우에서부터 연인과의 애증 관계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흑역사까지 살펴봄으로써 그들의 사랑이 바꾼 세상에 대한 우리의 안목을 제고해보자.

원종우는 <이제 나의 연인은 권력이다>에서 나폴레옹과 조제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깊고 치명적인 그들의 사랑과 프랑스 혁명이라는 세계사적 격동기를 생생하게 그려준다.

 

조국을 사랑하듯 서로를 사랑하다: 쑹칭링 vs 에비타

“집에서 도망해 그를 위해 일한 것은 로맨틱한 여자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래도 그것은 잘 생각한 일이지요. 나는 중국을 구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만약 당신의 말대로 당신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면, 저는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죽을 때까지 당신 곁을 떠나지 않겠어요.”

두 여인의 단호한 사랑 고백은 로맨틱하면서도 결의에 넘친다. 두 사람에게 모두 연인과 조국은 동등한 사랑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각각 쑨원과 후안 페론의 부인으로 불리기보다 자신의 이름으로 역사에 남은 두 여인은 남편에 대한 열렬한 사랑만큼이나 조국과 국민을 사랑했기에 그들의 삶과 사랑이 여전히 향기롭다.

이양자는 <조국을 사랑하듯 서로를 사랑하다>에서 쑹칭링과 쑨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중국 근대사를 좌우한 쑹 자매의 내력이 흥미롭다. 그리고 이강혁은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마요>에서 뮤지컬로 잘 알려진 에비타와 후안 페론의 삶을 되돌아보는데, 포퓰리즘이 이슈인 요즘 진정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다.

 

짐이 곧 국가다: 루이 14세 vs 헨리 8세

“신의 은혜에 보답하라, 신에 대한 의무를 잊지 말라, 백성들이 항상 신을 경배하게 하라.”

“이후 나의 마음을 오직 그대에게 바칠 것이며, 그동안 그대에게 정부가 되어달라고 요구한 것을 사과하오.”

자신의 왕권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파리처럼 여겼던 두 명의 절대 군주가 그들의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서 신 앞에 나아가야만 했다는 사실은 몹시 흥미롭다. 그런데 왕권신수설을 상징하는 두 왕의 사랑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는 점에서 비극이지만 현재 프랑스와 영국의 기초가 놓였다는 점에서 여전히 문제적인 사건이다.

김응종은 <태양왕의 비밀 결혼>에서 루이 14세와 마담 맹트농의 알려지지 않은 결혼을 다루고 있는데, 정략결혼과 방탕한 연애 편력을 가진 왕이 신 앞에 온전한 결혼으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반면에 박경옥은 <사랑의 열정마저도 정치적 한 수>에서 헨리 8세가 앤 불린과 결혼하기 위해 교황에 대한 독실한 신심을 버리고 종교 개혁을 이루는 과정을 박진감 있게 보여준다.

 

제국의 마지막 날: 고종 vs 히틀러

“에밀리도 싫지 않았던 건지, 외신 보도에 따르면 고종과 에밀리의 사랑은 그해 연말에 결실을 맺었다고 한다. 고종 황제의 화려한 국제결혼은 세계적 뉴스였고, 오스트리아부터 미국까지 외신을 탔다.”

“지도자는 블론디라는 개로부터 커다란 행복을 맛본다. 진정한 반려가 되었다. 언제나 곁에 붙어 있는 생명체가 적어도 하나쯤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고종에게는 우리도 모르는 미국인 황후가 있었다? 한국판 <왕과 나> 이야기가 당시 서양에 가십으로 널리 퍼졌는데, 지금 우리의 입장에서는 씁쓸하기만 하다. 한동안 ‘조선의 국모’로 각광을 받았던 명성황후도 다시 살펴보면 그 씁쓸함을 더한다. 망국의 군주와 왕후의 이야기가 아름다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제국의 멸망과 사랑 이야기가 있다. 제국의 마지막 날 결혼식을 올리고 동반 자살하는 비극적인 정사는 감동을 주기보다는 당혹감을 안겨준다. ‘정치를 빼면 사생활도 내면도 공허한 인물’인 히틀러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김태권은 <개혁 군주와 정치적 파트너>에서 고종과 명성황후를, <유언 같은 결혼식>에서 히틀러와 에바 브라운의 삶과 사랑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제국의 마지막 날이 장엄한 비극이 되지 못하고 어이없는 소극이 되어버린 것은 대한제국이나 제3제국이나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역사를 곰곰이 되짚어야만 한다.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되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일곱 가지 정치가의 사랑 이야기는 우리를 향한 진지한 질문이다. 이들의 삶과 사랑을 재미로 읽을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을 것인가는 우리에게 달렸다. 날렵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 책의 힘을 느껴보자.

1장 이제 나의 연인은 권력이다

나폴레옹 & 조제핀 _ 원종우

2장 조국을 사랑하듯 서로를 사랑하다

쑹칭링 & 쑨원 _ 이양자

3장 태양왕의 비밀 결혼

루이 14세 & 마담 맹트농 _ 김응종

4장 개혁 군주와 정치적 파트너

고종 & 명성황후 _ 김태권

5장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마요

에비타 & 후안 페론 _ 이강혁

6장 사랑의 열정마저도 정치적 한 수

헨리 8세 & 앤 불린 _ 박경옥

7장 유언 같은 결혼식

히틀러 & 에바 브라운 _ 김태권

김응종

1955년 대전에서 출생했다. 1978년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졸업 후 1984년 프랑스 낭트 대학교에서 석사, 1987년 프랑스 프랑슈콩테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이래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충남대학교 평생교육원장, 인문대학장, 한국프랑스사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아날학파》, 《아날학파의 역사세계》, 《서양의 역사에는 초야권이 없다》, 《페르낭 브로델》, 《서양사개념어 사전》, 《관용의 역사 - 르네상스에서 계몽주의까지》 등이 있고, 역서로는 《프랑스혁명사》, 《16세기의 무신앙 문제》, 《고대도시》, 《랑그도크의 농민들》, 《유럽은 어떻게 관용사회가 되었나 - 근대 유럽의 종교갈등과 관용실천》 등이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혁명기의 반혁명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김태권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서양고전학협동과정에 재학 중이다. 문화일보에 연재된 〈장정일 삼국지〉 일러스트를 맡아 신문 삽화 연재 사상 최연소 삽화가로 데뷔했다. 프레시안, 문화일보, 한겨레신문 등에 다양한 역사 만화를 연재했고, 지금은 클레이 아트 〈김태권의 인간극장〉을 연재 중이다. 저서로는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1~5권,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3권, 《삼인삼색 미학 오디세이》 중 제3권 포스트모더니즘 편, 《어린왕자의 귀환》, 《르네상스 미술이야기》, 《히틀러의 성공시대》 1~2권 등이 있다.

박경옥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에서 서양사를 공부했다. 여러 대학에서 서양사 관련 과목들을 강의해왔고, 지금도 한국방송통신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역사란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의식을 통해서 과거를 조명하는 것이므로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현재 우리의 정체성과 위치를 역사 속에서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한 사회에서,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역사를 공유하기를 바라며 서양사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다. 서양사 대중서인 《아하! 서양사 1, 2》를 집필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대중들을 위한 글도 쓰고, 강의도 하고 있다.

원종우

필명 파토.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다가 영국에서 다시 음악을 전공했다. 1999년 딴지일보에 합류, 15년 동안 음악, 문화, 역사, 과학 등을 주제로 수백 편의 글을 썼으며 2008년 SBS 창사특집 환경다큐멘터리 <코난의 시대> 작가로 휴스턴 영화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유럽편》을 출간해 역사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13년부터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전념해 과학과사람들을 설립, 팟캐스트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로 2년 만에 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과학자, 작가, 예술가 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과학 전시와 강연, 공연도 만들고 있다. 과학과 상상력의 결합인 ‘다큐멘터테인먼트’ 《태양계 연대기》와 교양 과학서 《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를 출간했다.

이강혁

한국외국어대학교 서반아어과를 졸업하고, 대전외국어고등학교에서 스페인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사 생활 틈틈이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를 여행한 것과, 또 두 차례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느낀 ‘넓고 깊은 세상’을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베토벤을 좋아하고, 지리산 언저리에서 살고 싶어 하는 이강혁은 《노래로 배우는 스페인어》, 《스페인 역사 다이제스트 100》, 《라틴아메리카 역사 다이제스트 100》, 《까미노 데 산띠아고》, 《스페인어 무작정 따라하기》, 《라틴 아메리카 문화의 즐거움》(공저) 등을 썼고, 번역서로는 《산티아고 북쪽 길》 등이 있다.

이양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 사학과에서 동양사를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영남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송경령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의대학교에 재직했으며 중국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 동의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로, 동양사학회와 중국근현대사학회 평의원이다. 저서로는 《송경령 연구》, 《조선에서의 원세개》, 《역사를 움직인 중국 여성들》, 《현대 중국의 탐색》(편저), 《중국 근대화를 이끈 걸출한 인물들》(공저), 《중국 근대화를 이끈 걸출한 여성들》(공저), 《중국 근현대 주요 인물 연구 1, 2》(공저), 《조선후기 대외관계 연구》(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서는 《송경령 평전》, 《중국근대사》, 《송경령과 하향응》, 《20세기 중국을 빛낸 위대한 여성 송경령 上, 下》, 《중국 혁명의 기원》, 《송미령 평전》, 《주은래와 등영초》, 《사료로 보는 중국여성사 10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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