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연애

  979-11-5877-002-0  04080
2015-11-20|140×205|무선|240쪽|13,500원
인문, 에세이, 과학
<세상을 바꾼 그들의 사랑> 시리즈 4권. 숨겨진 우주의 법칙을 밝힐 수 있어도 눈앞에 있는 연인의 마음은 알 수가 없었던 과학자의 연애를 통해 그들의 삶과 업적을 다루고 있다. 과학사에 길이 남은 천재도 풀지 못한 사랑의 신비가 바꾼 과학의 역사를 살펴본다. 박민아, 박병철, 이은희, 이인식, 최세민, 홍승효는 인류의 삶을 바꾼 과학적 성과의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과학에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다. 재미와 깊이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과학 교양서다.

과학은 연애와 양립 가능한가

과학은 이성을 바탕으로 성립하는 학문이고, 엄정함과 정밀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흔히 감정은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애 경험이 인문학에서는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예술에서는 창작의 원천이 되는 것에 비해 과학에서는 장애물로 취급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과학자도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사는 인간이다. 특히 어떤 연애는 단순히 삶의 의욕을 고취하거나 상대방의 재능을 일깨우는 것을 넘어 학문적인 동반자로서 인류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기기도 한다.

‘세상을 바꾸는 그들의 사랑’ 네 번째 이야기인 과학자의 연애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숨은 공로자 밀레바를 비롯해, 완벽한 파트너십을 보여준 퀴리 부부, 스승과 제자인 동시에 인생의 중대한 기로에서 선택의 계기가 된 페르미 부부, 서로는 물론 자연과 하나된 제인 구달과 휴고 반 라윅, 금지된 사랑이었기에 창의력에 제한이 없었던 앨런 튜링, 그리고 문학과 과학이라는 다른 분야에서 상대방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던 에밀리와 볼테르까지 흥미진진한 과학자의 연애에 빠져보자.

 

최악의 반려자와 최고의 파트너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너무 커서 그랬는지, 아니면 낡은 것에 싫증을 잘 내는 성격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평생 동안 여자관계에서도 이런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을 보면, 그에게는 ‘초지일관(初志一貫)’보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 더 중요한 덕목이었던 것 같다.”

“폴로늄과 라듐을 추출해 원소로 확정하는 일은 꼼꼼하면서 결단력이 있는 마리 퀴리가, 방사선의 정체를 밝히는 일은 느리지만 신중한 피에르 퀴리가 맡기로 했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 광전 효과, 브라운 운동,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그래서 과학 역사가들은 1905년을 ‘기적의 해’라 부른다. 오직 연구에만 종사한 것이 아니라 특허청 직원으로 일하는 틈틈이 논문을 준비한 아인슈타인이 이렇게 중요한 업적을 동시에 발표할 수 있었던 이유로 취리히 대학교 동창이었던 밀레바의 도움이 컸다는 것이 요즘의 시각이다. 그러나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아인슈타인에게 밀레바와의 사랑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었다. 그가 과학자로서는 훌륭했을지 몰라도 반려자로서는 최악이었던 것이다.

이에 비해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는 최고의 파트너였다. 남녀에 대한 선입견을 넘어 각자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맡아 라듐과 방사선을 연구한 그들은 서로를 세워주는 동반자였다. 노벨상위원회가 피에르 퀴리에게만 노벨상을 수여하려고 하자 마리 퀴리의 역할을 강조해 공동 수상했던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서로를 존중했다.

최악의 반려자와 최고의 파트너의 상반된 이야기지만 그들의 사랑은 과학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다. 이 책에는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고, 흐뭇한 미소를 짓게도 하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운 사랑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과의 의리를 지켜야 하는 교수의 의무, 가족에 대한 사랑과 나라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의 저울질……. 복잡한 선택의 기로에서 페르미는 가족을 선택했다.”

“사람의 왕래가 드문, 환상적인 자연 풍광을 지닌 곰베는 한창 서로에게 빠져 있는 신혼부부가 머물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때로는 인생 최고의 정점에 있을 때 자신이 아닌 가족의 일로 위기를 겪을 때가 있다. 엔리코 페르미는 이탈리아에서 존경받는 과학자였지만 무솔리니가 이끄는 파시스트들에게 그의 아내는 단지 배척해야 할 유대인일 뿐이었다. 인생의 기로에서 페르미가 내린 결정은 결국 미국이 세계 최초로 원자 폭탄을 만들게 하고 전쟁의 승부를 갈랐다. 스승과 제자로 만나 페르미의 저술에 큰 도움을 준 라우라 페르미에 대한 사랑이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것이다.

한편 동료로서 쌓은 유대감이 사랑으로 발전한 경우도 있다. 곰베에서 야생 동물을 관찰한 결과를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사진과 영상물로 보내야 했던 제인 구달에게 휴고 반 라윅은 믿음직한 동료이자 서서히 눈뜨게 된 사랑이었다. 아름다운 자연 안에서 함께 일하는 두 연인의 모습이 늘 그림 같은 풍경만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사랑이 영장류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뒤엎는 새로운 발견에 밑거름이 된 것은 확실하다. 이렇듯 서로의 부족함을 채운 사랑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다.

 

세상의 이목을 넘어선 연인

“튜링은 기계가 생각한다고 믿는다. 튜링은 남자와 동침한다. 고로 기계는 생각하지 않는다.”

“에밀리가 없었다면, 볼테르는 당대에는 이름을 날렸으나 곧 잊히는 작가로 남았을 것이다. 볼테르가 없었다면, 에밀리는 프랑스 대혁명 직전 18세기를 살았던 섹시한 정부(情婦) 중 한 명으로서 기껏해야 《18세기 대혁명 이전 프랑스 귀족의 삶》 같은 책에 몇 줄 언급되는 정도로 그쳤을 것이다.”

흔히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고 하지만 금지된 사랑도 있다. 요즘은 동성애에 대해 차별을 금지하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지만 앨런 튜링이 살았던 당시만 해도 엄연한 위법 행위였다. 암호 해독기를 만들어 영국을 독일의 침공으로부터 지키고, 튜링 기계와 튜링 테스트의 개념을 고안해 컴퓨터와 인공 지능의 기초를 닦은 그였지만 그의 사랑은 범죄였고, 결국 그의 생명까지 앗아갔다.

반면에 에밀리와 볼테르는 불륜이었지만 공인된 연인이었다. 요즘은 윤리관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18세기 유럽, 특히 프랑스 귀족 사회의 한 단면이지만 이들의 사랑은 단순히 서로의 욕정을 채우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여자라는 제약으로 과학적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에밀리에게 연구의 기회를 주고, 볼테르로 하여금 아직 꽃피지 못한 문학적 재능을 만개하게 만들었다. 세상의 이목으로는 모진 질책을 받기 쉬운 연인이었지만 그들의 사랑이 과학의 역사를 바꾼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렇듯 《과학자의 연애》는 세상을 바꾼 사랑을 다루고 있다. 때론 아름답고, 때론 치졸하고, 때론 힘겨웠던 이들의 사랑을 구태여 살펴보는 것은, 어떠한 사랑이든지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 과학사에 남긴 큰 족적을 따라가기 위함이다. 보통 사람의 연애와는 뭔가 다른 ‘한 끗’을 지닌 사랑을 이 책에서 만나보자.

1장 사랑은 상대적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밀레바 마리치 _ 박병철

 

2장 프랑스와 폴란드가 사랑한 과학자

마리 퀴리 & 피에르 퀴리 _ 박민아

 

3장 아내에게 자서전을 헌사받다

엔리코 페르미 & 라우라 페르미 _ 이은희

 

4장 타잔이 아닌 제인의 남자 친구

제인 구달 & 휴고 반 라윅 _ 홍승효

 

5장 컴퓨터와 사과를 남겨두고 떠난 천재

앨런 튜링 & 남자들 _ 이인식

 

6장 과학과 역사에 혁명의 씨앗을 뿌린 연인

에밀리 & 볼테르 _ 최세민

박민아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 과정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양대학교, 서울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퀴리&마이트너: 마녀들의 연금술 이야기》를 쓰고 마리 퀴리의 박사논문 《방사성 물질》을 번역했다.

박병철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1983),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1991, 이론입자물리학 전공). 현 대진대학교 물리학과 초빙 교수다. 번역서로 《엘러건트 유니버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평행우주》,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I, II》, 《마음의 미래》 등이 있다.

이은희

생물학을 전공하고, 제약 회사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인터넷에 연재하던 글이 책으로 엮여 나오면서 2002년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를 내고 과학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학교로 다시 돌아가 과학커뮤니케이션을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지금은 과학에 관련된 글을 쓰고, 방송과 강연을 병행하면서 사람들에게 과학을 알리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필명인 ‘하리하라’로 10여 권의 대중 과학서를 저술했으며, 제21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을 수상했다.

이인식

과학 칼럼니스트이며, 지식융합연구소장이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고, KAIST 겸직 교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한국청색기술포럼 회장, 과총 국가발전포럼(제1기) 회원을 역임했다. 한국출판문화상(47회)과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1회)을 수상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겨레》, 《중앙선데이》 등에 칼럼을 연재 중이며, 주요저서로는 《융합하면 미래가 보인다》(2014), 《통섭과 지적 사기》(2014),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2012), 《지식의 대융합》(2008) 등이 있다.

최세민

학부에서는 생물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세계영화연구》, 《오늘의 SF 걸작선》(공역), 《마리 퀴리》, 《마담 사이언티스트》, 《아이리스와 마법의 신화책》, 《화성의 공주》, 《조던의 아이들》, 《태양계의 놀라운 신비》, 《두려운 마음 버리기》 등을 번역했고, 그래픽 노블로 <트랜스포머>와 <배트맨> 시리즈도 다수 번역했다. <반지의 제왕>, <스타크래프트 2>, 등 여러 게임의 한글화 작업에도 참여했다.

홍승효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국내에서는 최초로 진화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출판사에서 과학 책 만드는 일을 했으며, 제약 회사와 리서치 전문 업체를 거쳐 현재는 과학 서적을 번역하는 일을 하면서 사람에 대한 탐구와 글에 대한 애정 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살인의 진화심리학》(공저)을 썼고 《이웃집 살인마》, 《공감 제로》, 《희망의 씨앗》(공역),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를 번역했다.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과자에 대해 알고 싶은 몇 가지 것들>의 대본을 집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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