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억으로 다시 읽는 황순원

  979-11-5877-104-1  03810
2019-07-05|140×210|무선|228쪽|13,000원
한국문학, 소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황순원의 작품 다시 읽기. 시니어들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임인 소망수필반에서 황순원의 작품을 읽고 쓴 글을 엮었다. 문학사에서 그를 낭만적 휴머니스트로 기록하고 있듯이, 한국근현대사라는 상황의 가열함 속에서도 진실된 인간성의 회복을 위한 암중모색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이 황순원 작품의 문학적 성취다. 요즘 세대와 달리 당시의 추억을 바탕으로 읽으면서 더해진 원숙함을 통해, 한국 문학사에 독특하고 돌올한 봉우리인 황순원의 문학의 진수를 만나보자.

노년의 삶도 소나기 뒤의 무지개처럼 피어오르기를

“우리는 수필반에서 함께 공부하며 ‘황순원’이 어떤 작가인가를 배웠다. 책을 읽으며 감동했고, 읽은 내용을 반추하며 독후감을 써보는 일은 어려웠지만 분명 행복한 일거리였다.”

서툰 아마추어들이지만 글쓰기에서 보람을 느끼고, 이를 통해 노년의 삶이 소나기 뒤의 무지개처럼 피어오르기를 꿈꾸는 시니어들이 있다. 바로 소망수필반이다. 1년 전 이병주에 관한 글을 모아 책을 낸 것에 이어 이번에는 황순원의 작품들을 읽고 쓴 글을 엮었다.

소나기마을로 불리는 황순원문학촌을 방문해 문학관에서 작가의 육필 원고까지 볼 정도의 열정으로 읽은 황순원 작품에 감상은 그 깊이가 남다르다. 요즘 세대와 달리 당시의 추억을 바탕으로 읽으면서 더해진 원숙함을 함께 맛보자.

 

운명의 장난, 신들의 주사위놀이

“우리가 흔히 ‘운명의 장난’이라고 말하곤 하는, ‘차라리 장난이었으면 좋겠다’, ‘장난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라고 생각될 일들이 바로 신들의 주사위놀이에 의해 벌어진 게 아닐까.”

황순원은 월남한 실향민으로서 한국근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체험했고 그것을 담은 작품을 여럿 남겼다. 그중 장편 『신들의 주사위』는 마치 여러 신들이 제각각 던지는 주사위들에 좌우되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해 간난신고에 시달린 민초의 삶을 여실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그런데 삶의 우연성을 의미하는 ‘신들의 주사위놀이’의 결과가 아니라, 신이 인간을 위해 예비해둔 희망인 풀잎을 발견한 주인공 한수 모습으로 작품이 마무리된다. 여기서 황순원의 문학이 지닌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역사적 경험에 냉혹함 속에서도 휴머니즘을 놓치지 않기에 그의 작품이 시대를 초월해 다시 읽히는 것이다.

 

추억으로 다시 쓰는 소나기

“특별히 할 말은 없으나 내가 풀지 못한 그 해 여름의 짧았던 만남, 수수께끼 같은 내 눈물의 의미를 알고 싶다. 아쉬운 어린 날의 상처 같은 추억의 퍼즐을 맞추고 싶다. 지금 쓴다 해도 「소나기」는 슬픈 결말일 수밖에 없다.”

황순원문학촌을 소나기마을로 부르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무래도 황순의 대표작은 단편 「소나기」다. 이 작품이 지닌 순수함은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을 자아내지만, 특히 순박한 농촌의 정경이 오롯이 떠오르는 노년에게는 바로 자신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니어들의 수필 창작 모임인 소망수필반에게 「소나기」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추억으로 다시 쓰는 소나기를 함께 읽으면서 이 작품이 지닌 깊은 생명력을 각자의 경험으로 나눠보자.

 

낭만적 휴머니스트

“황순원의 문학은 인간의 정신적 아름다움과 순수성, 인간의 고귀함과 존엄성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출발했고 이를 흔들림 없이 끝까지 지켰다.”

황순원 하면 순수문학가로서 일제하에서 ‘읽혀지지도 출간되지도 않는 작품을 은밀하게 쓰면서 모국어를 지킨’ 일에 대한 평가가 우선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1930년 열여섯에 시를 쓰기 시작하여 1992년 일흔여덟까지 작품을 쓴 황순원은, 시 104편, 단편 104편, 중편 1편, 장편 7편의 거대한 문학적 노적가리를 남길 정도로 그 폭이 대단히 넓다.

대부분 작품이 배경으로 되어 있는 상황의 가열함 속에서도 진실된 인간성의 회복을 위한 암중모색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은, 황순원 작품의 문학적 성취를 드러내는 지표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사에서 그를 낭만적 휴머니스트로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추억으로 다시 읽는 황순원』에서 그 진면목을 만나보자.

1. 시대의 굴곡을 담은 깊고 푸른 숲 - 장편 읽기

우리는 정말 카인의 후예일까? - 『카인의 후예』•이영훈

험난한 시대를 통과하는 삶의 유형들 - 『나무들 비탈에 서다』•이승일

운명론적 ‘고독’의 존재양식 - 『일월』•김삼성

콘크리트 틈에서 피어난 풀잎 - 『신(神)들의 주사위』•손정란

 

2. 단단하고 매끄러운 삶의 조약돌 - 단편 읽기

성장기 소녀의 내면풍경 - 「늪」•백승남

생애의 말년에 마주하는 고통스러움의 정체 - 「독 짓는 늙은이」•김덕희

죽음 앞 마지막 순간의 장인정신 - 「독 짓는 늙은이」•오금희

난민의 역사는 시대가 따로 없다 - 「목넘이마을의 개」•김신지

한국전쟁, 비극적 역사의 얼굴 - 「곡예사」•김신지

동심과 우정의 변주곡 - 「학」•김괴경

또 다른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야기 - 「소나기」 다시 쓰기•이상임

두 개의 닮은꼴, 만남과 헤어짐 - 「소나기」•채진욱

죽음에 대한 항거와 삶에의 도전 - 「너와 나만의 시간」•정정숙

유리벽 과거로부터 탈출의 몸부림 - 「온기 있는 파편」•홍온자

 

3. 황순원 소설론

순수와 절제의 미학 - 황순원의 삶과 문학•김종회

소망수필반

인생의 여러 굴곡과 영광의 날을 간직한 채 만년에 이르러, 수필 창작을 통해 새로운 생애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의 모임이다. 이들의 글은 자신의 삶에 대한 존재증명이자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소망의 다른 이름이다. 이들은 서울 강남의 소망교회 수필반에서 만나 오랜 세월 함께 글을 쓰며 그 일상과 생각과 신앙을 나누어왔다. 그러므로 소망수필반은 신앙적 소망과 일상적 삶의 소망이 갖는 의미를 함께 포괄하는 이름이다. 이 모임은 그동안 한국문학의 큰 작가 이병주에 이어 황순원에 대한 독서를 공유하며, 글에의 관심을 개인의 영역에서 사회·역사적 영역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이번의 책을 계획하여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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